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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언어의 온도 / book review

오늘의 book review는!!!

 

 

 

이기주 작가님

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이다.

 

 

[인상깊은 구절]

 

-모자가 산책을 나선 까닭 中

 

어머니와 자식의 만남은 단순한 생물학적 조우일 리 없다.

어쩌면 어머니란 존재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온 우리에게,

신이 선사하는 첫 번째 기적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존재로 인해서

우리는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단지 어머니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주도가 알려준 것들 中

 

종종 공백이란 게 필요하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공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러니 가끔은 멈춰야 한다.

억지로 끌려가는 삶이 힘겨울수록,

누군가에게 얹혀가는 삶이 버거울수록 우린 더욱 그래야 하는지 모른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 힘들고 지치고 나아갈 수 없는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럴 때 공백이 필요하다.

공백이 있어야, 쉼이 있어야

앞으로 더 잘 나아갈 수 있다.

 

 

 

-여행의 목적 中

 

밀도 있는 여행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지만 사랑했던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어른이 된다는 것 中

 

사실 어른이 되는 것 자체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른으로 자라야 한다는 발상은,

‘어른인 사람이 어른이 아닌 사람보다 무조건 우월한 존재’라는 조금은 헐거운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어른이 꼭 될 필요는 없다.

 

제대로 된 어른은 “나 어른이야!”라며 어른 대접을 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냥 어른답게, 그답게, 그녀답게 행동할 뿐이다.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내’가 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을 해결하진 못해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묽게 희석할 때,

꿈에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꿈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지켜낼 때

우린 ‘어른’이 아닌 ‘나다운 사람’이 되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어른은 

어른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단 어른만 그런 게 아니라

어느 사람이든지,

인정을 받고 싶으면 인정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이미 인정받고 있는 사람은

굳이 인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계절의 틈새 中

 

‘봄비는 일비, 여름비는 잠비’라는 말이 있다.

봄에 비가 오면 들에 나가서 할 일이 많음으로 ‘일비’,

여름에 비가 오면 낮잠을 자기 좋아서 ‘잠비’라는 것.

 

갑자기 낮잠을 자고 싶다.

창밖으로 '잠비'가 내리는 걸 보면서

 

 

-화향백리 인향만리(花香百里 人香萬里) 中

 

다만 꽃향기가 아무리 진하다고 한들 그윽한 사람 향기에 비할 순 없다.

깊이 있는 사람은 묵직한 향기를 남긴다.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른다.

향기의 주인이 곁을 떠날 즈음 그 사람만의 향기, 인향人香이 밀려온다.

사람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라 한다.

 

꽃향기에 대한 예찬은 많아도

사람 향기에 대한 예찬은 많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인향이 깊은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다 안다.

 

꽃에 몰려드는 벌의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의 곁에 몰려든다.

 

 

 

-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요? 中

 

용광로처럼 뜨거운 언어에는 감정이 잔뜩 실리기 마련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서운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정서적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현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돌려세우긴커녕 꽁꽁 얼어붙게 합니다.

 

 

타인에게 쏘아붙이고 싶을 때

조금만 더 오래 생각해보자.

 

타인이 받는 상처를 생각하면,

쉽게 쏘아붙일 수 있는지

 

 

 

-말도 의술이 될 수 있을까? 中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눈과 귀로 받아들이는 언어는,

잔잔한 호수 속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크고 작은 동심원을 그려가며 마음 깊숙이 퍼져 나가기 마련이니까.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플 때 듣는 말은,

별 것 아닌 말이라도 더 마음아프거나

별 것 아닌 말이라도 더 감동적이여서

감정이 동요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그냥 한 번 걸어봤다. 中

 

‘그냥’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후자의 의미로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부모님이 자식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어 '그냥 한 번 걸어봤다.'라고 하시는 말씀은

'그냥'이 아니란다.

 

자식이 너무 보고싶고 아끼기 때문에

걱정되기 때문에 연락하시는 것이다.

 

 

-여전히 당신을 염려하오. 中

 

난 무릎을 탁 쳤다.

그래. 할아버지가 그랬듯,

상대를 자신의 일부로 여길 수 있는지 여부가

진실한 사랑과 유사 사랑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지도 몰라.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한다면

상대가 아픈 것보다

내가 아픈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한다.

 

이보다 더 발전하면

상대를 자신의 일부로 여기고

상대의 감정에 온전히 공감하게 되나보다.

 

 

 

오늘의 book review

 

이기주 작가님

<언어의 온도>는 여기까지 !